'종신고용 어렵다’ 도요타 회장 폭탄발언에 일본사회 술렁

2019. 6. 12. 17:00일본 회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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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就職)이 아닌 취사(就社) 로 여겨졌던 일본의 종신고용 문화에 종지부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자동차공업회 회장이자 현 도요타자동차의 수장이기도 한 토요다 아키오(豊田 章男) 사장이 이번 달 13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더 이상은 종신고용이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일본 노동계가 술렁이고 있다.

토요다 사장은 “지금 일본을 보고 있으면 고용을 계속 이어가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가 별로 없다”며 “종신고용을 지키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견을 밝혔다.

도요타 자동차는 1950년에 경영위기로 1600여명을 정리해고 한 이래 지금까지 반세기 넘게 별다른 구조조정 없이 자동차업계의 선두로 나서며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런 기업의 회장이 한 발언이기에 일본사회가 받아들이는 심각성은 남다르다.

토요다 사장을 지원이라도 하는 듯이 일본 경제단체연합회의 나카니시 히로아키(中西 宏明) 회장 역시 “기업입장에서 보면 (직원들을) 평생 고용하겠다는 보증서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일본 특유의 종신고용 관행이 전기를 맞이하였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노동유동성이란 면에서는 아직 불리하지만 (종신고용 폐지로 인해) 파견직이나 경력직들에게는 이전보다 회사를 고르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다양성이 좋아져서 모든 사람들에게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업무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자 노력하였으나 네티즌들은 이미 한바탕 난리가 난 뒤였다.

토요다 회장의 발언을 비판하는 이들은 ‘노동자들도 값싼 월급으로 일할 인센티브가 없다’, ‘일본에서 제일 잘 나가는 기업이 그렇게 말하면 누가 일하고 싶다고 생각하겠나’, ‘그럴 거면 기업 입맛에 맞춘 신입사원 공채부터 빨리 없애라’라며 안정된 고용보다는 저비용 고효율만을 우선시하는 기업들의 이기주의를 비난했다.

하지만 반대로 ‘나이 많고 능력 없는 직원들이 빈둥거리면서 으스대기만 하는 시대는 끝났다’, ‘회사입장에서는 이득이 되는 인재만을 남겨놓는 것이 당연하다. 중소기업들은 당연히 하던 행동들이 대기업으로 파급되는 것뿐’ 등의 의견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토요타 회장의 의견을 지지하는 네티즌들은 직원 전체의 고용안정이 기업의 유지나 성장으로 반드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며 일본도 종신고용을 폐지하고 서구권과 같이 능력에 따른 자유로운 이직과 경제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양은 물론이고 한국과 중국에서도 종신고용이란 표현 자체가 거의 소멸된 상황에서 혼자 끈질기게 정년까지 고용을 유지해온 일본기업들이었지만 자동차업계가 제일 먼저 종신고용 포기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다른 업계로 차례차례 번져갈지 일본 직장인들의 걱정이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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