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6. 17. 14:50ㆍ일본 회사생활
우리 돈 몇 천원이면 고통 없는 출퇴근이 가능한 일본의 지하철들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한국이든 일본이든 출퇴근 직장인들이 몰리는 지하철은 그야말로 전쟁터에 가깝다. 한국 직장인들은 이를 지옥철이라 부르고 일본 직장인들은 통근(通勤) 대신 통근(痛勤)이라 부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본의 지하철은 수백 엔의 추가요금만 지불하면 사람이 몰리는 통근시간대에도 좌석에 편히 앉아서 갈 수 있는 유료좌석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승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를 위해 철도회사들은 앞 다투어 최신식 열차를 도입하면서 승객유치와 부가가치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평일 저녁 8시의 신주쿠역. 관광객과 직장인들이 한데 섞여 손잡이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만원전철을 연출하는 풍경 속에서도 옆의 승강장에 대기 중인 열차에는 서서가는 승객이 없고 통로에는 흔한 손잡이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다.
운행노선조차 일치하는 두 열차의 차이점이라면 한쪽은 추가요금 400엔을 지불해야만 탈 수 있는 지정좌석제 열차라는 점이다. 지하철임에도 좌석은 기차처럼 2열로 만들어져 있어 승객들은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사용하거나 느긋하게 음료를 마시면 열차의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해당 열차를 정기적으로 이용한다는 한 여성 회사원은 ‘주 3,4회 정도 이용하고 있다. 회사에서 지급해주는 정기권과는 별도로 탈 때마다 400엔 이라는 자부담이 있지만 느긋하게 앉아서 퇴근하는 쾌적함에는 비할 수 없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게이오라이너(京王ライナー)를 2018년 2월부터 지정좌석제로 운행하기 시작한 게이오전철(京王電鉄) 측은 ‘스케쥴에 여유가 없는 피크시간에는 운행이 쉽지 않지만 출퇴근 시간이 아니더라도 만석을 기록할 정도로 승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일본 민영철도협회에 의하면 전국의 대형 철도회사 16곳 중 10곳이 유료좌석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고(2018년 10월 기준) 도쿄 안에서만 보면 모든 민영 철도회사들이 유료좌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추가요금 자리가 유행하는 데는 출퇴근 혼잡완화 노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직장인들의 통근(痛勤)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이유가 숨어있다.
국토교통성의 조사를 보면 1975년의 도쿄 주요 지하철구간의 혼잡률은 무려 221%였다. 100명이 이용할 것을 예상하고 열차를 운행하였지만 실제로는 221명이 탔다는 의미다.
이 때부터 혼잡완화를 위한 각종 방법을 동원하여 2009년에 167%까지 혼잡률을 개선하는 데는 성공하였지만 이후에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가장 최근 통계인 2017년에는 163%의 혼잡률을 기록했다. 때문에 추가요금을 지불해서라도 앉아서 출퇴근하고자 하는 직장인들의 수요가 점차 강해졌고 이를 철도회사들이 수익확대를 위한 기회로 삼게 된 것이다.
수도권의 한 대형 철도회사 간부는 ‘최근 부동산 광고를 보면 지하철로 도심까지 걸리는 소요시간뿐만 아니라 유료좌석 열차의 정차여부도 장점으로 삼고 있다’면서 ‘철도회사 입장에서도 기존 열차의 속도향상이나 운행횟수를 늘리기에는 고액의 설비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열차만 바꾸면 운행 가능한 유료좌석 서비스가 손쉬운 수익증대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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